속옷은 옷 안에, 치마 입을 때는 속바지는 꼭 입어야 하고, 양말은 신발 신기 전에. 몸을 가리기 위한 단계는 끝이 없다. 선정적으로 여겨지는 나체, 하지만 더 나아가 몸에 가까운 천조각들은 그 자체로 선정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브래지어가 그렇고, 팬티가 그렇고, 스타킹이 그렇다. 밖에 입는 옷과 안에 입는 옷은 물성적으로 차이가 없는데, 몸을 가리기 위한 과정 중 일부는 왜 선정적으로 여겨지는가? 나는 이 단계를 전복시킨다. 무엇이든 몸과 멀어질 수 있고, 무엇이든 몸과 가까이 닿을 수 있다. 가장 밖의 의복을 안으로, 가장 안의 의복을 밖으로. 나는 의복의 순서를 전복시킴으로써 내 몸을 가리기 위해 행해지는 단계들을 시각적으로 고발한다. 속옷은 선정적이지 않다. 스타킹과 속바지는 선정적이지 않다. 나는 뒤집으며 천조각에 불과한 것들을 해방시킨다.
2025년 뱀의 해를 맞아 '2025'로도, '뱀'으로도 읽히는 연하장을 제작했습니다. 모두 happy new year!